-
세종시 개발자 취업 갔다가 그만두었습니다.메모 2023. 12. 12. 08:35
6개월 정도 일을 하다 허리 부상으로 일을 쉬면서
정처기와 SQLD 자격증을 취득하고
재취업을 하던 중에 세종시에 있는 IT 회사의 연락을 받아
면접을 보고 거기서 일 하기로 결정했었습니다.
이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연봉이 낮았던게 1순위입니다.
신입을 뽑고 있고, 연봉이 낮은 편이라
업무는 신입 수준에서 무난할 것이라 생각했고
살고 있던 지역의 전세 기간도 끝나가던 시기라
수원에서 세종으로 이참에 이사해도 괜찮다고 판단했습니다.
처음 회사에 들어간 날부터 2주 동안은 책상과 장비가 없었습니다.
어떤 회사의 사무실에 공간을 할당 받아 책상을 놓고
거기에 3명이 앉아있는 구조였는데
이미 자리와 책상은 다 차 있어서 새로운 사람을
수용할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도 일단 신입부터 모집한 겁니다.
연말 즈음에 사업이 끝나면 새로 신청을 하는데
거기에 어떻게든 한 명을 추가해서 돈을 더 받겠다는게 보였습니다.
당초 들어올 때 들었던 설명은 2주 동안 업무 인계를 받고
2주 뒤에 투입하는 걸로 들었었는데
2주 중에 업무 설명을 들었던 건 이틀에 불과하고
그 이틀도 자료 없이 말로 설명으로 떼우고 끝났습니다.
업무 인계를 하기로 한 사람은 2년 차 대리인데
그동안 위에서 지시 내려온 일들을 쳐내는 데에만 신경써서
자신이 맡은 업무를 깊게 파악하지 못 한 사람이었고
누군가를 가르칠만한 능력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회사에 입사하고나서 2주 내내 자기가 해야 할 일에 몰두하느라
업무에 대한 설명은 2일 말로 떼운 거 말고는 없었습니다.
그러고서 다른 구축사업 진행을 해야 한다며
다른 건물에 있는 사무실로 이동하면서 아예 사라졌습니다.
업무 관련한 설명은 "그냥 코드 보시면 된다. 나도 그렇게 일 했다."라고
말 한 게 있습니다.
2주가 지난 시점에서 2년차 실무자인 전임자의 책상에 앉아
코드를 보려고 옆자리에 있는 인원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 분도 4개월차 신입이었는데 줄여서 또다른 신입이라고 하겠습니다.
또다른 신입 분에게 업무 프로세스 요약된 자료나
테이블 자료 같은 거 있냐고 물어봤더니 그런건 딱히 없다고 했었고
회사 대표가 옆에서 이야기를 듣더니 왜 그런걸 묻냐고 다그쳤습니다.
회사에 들어오기 전 이 회사에는 3명이 있었는데
대표, 2년차대리, 또다른신입 3명이고 셋 다 실무자입니다.
윗쪽 회사에 하청을 받아 일을 하는데 나름 회사 간판 달고 장사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대표도 업무를 몇 년 간 했었는데 역시 위에서 지시 내려온
일을 쳐내면서 본인 맡은 일만 해왔던 지라 아랫사람을 가르쳐 본 적이 없습니다.
단지 내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 만큼 고생을 했으니
누가 가르쳐준다 생각하지 말고 내 아래 들어오는 사람도 이정도 고생은 해라는 마인드입니다.
책상과 장비 없이 2주 간 방치됐다가
2주 뒤에 책상에 앉게 되는 순간부터
"이제 이 일은 니가 담당이다. 다른 사람이 대신 해 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뭐 물어볼 생각 하지 말고 여기 아무도 없다 생각하고 앞으로 니가 어떻게 할지
스스로 생각해라" 라고 말하는 게 다였습니다.
혹여나 옆자리에 있는 다른 신입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려고 하면
"니 일인데 왜 그걸 다른 신입한테 묻냐. 니가 직접 파악해야지 그것도 못 하냐"라며
닥달하기도 하고, 코드를 읽은지 2일이 되는 시점부터 매일 동안
업무를 아직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 했냐면서 1시간 내내 설교를 늘어놨습니다.
참고로 그때 맡은 업무는 이전에 3명이서 분담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회사를 서울에서 세종으로 옮기면서 일 하던 사람들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
3명이서 하던 업무를 1명이서 맡아왔던 거라고 합니다.
그렇게 매일 단위로 업무 파악을 아직도 못 했냐며 혼을 내던 무렵에
어떻게 하면 업무 파악을 할 수 있겠냐고 물어봐서
업무 흐름에 대한 설명과 업무 별 주요테이블을 기준으로
포인트만 잡아서 설명해주면 나머지는 코드 보면서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더니
"그런건 지금까지 코드를 잘 봤으면 다 파악했을 일이다.
지금까지 위에서 내려온 일 쳐내느라 바빠서 교육 자료를
만들 시간이 없었다. 나도 그렇고 2년차 대리도 그렇고
그런 자료 없었지만 지금까지 잘 해왔다. 니가 못하는건 니가 문제다."라며
도대체 필요한걸 왜 물어봤나 싶을 정도로 크게 다그쳤었습니다.
풀스택으로 일 할 신입이 필요한데
정작 요구하는 실력은 2-3년차 수준이고
이 연봉으로 그 정도 인력을 구하려고 했단 거 자체가 어이없었습니다.
대전 지역 학원에서 교육을 갓 끝마치고 이쪽 업계를
잘 모르는 사람 데려다가 가스라이팅 하면서 일 시키기 딱 좋은 곳입니다.
신입으로 왔으면 제로베이스라 업무를 알려주면서 일을 시켜도
제대로 파악하기까지 2~3개월은 걸릴건데
혼자 알아서 파악하란 식으로 맨 땅에 헤딩을 하고 있으면
분명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그 기간은 늘어날 겁니다.
그 와중에 대표가 이 일을 해왔던 경력이 있어서
본인이 지식을 얻기까지 걸린 과정은 다 잊기라도 했는지
지금 당장 '내가 지금 이만큼을 알고 있는데 너는 왜 이걸 모르냐'는 식입니다.
신입이면 당연히 모르는건데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아예 바뀌질 않습니다.
일단 직원으로 들어 온 이상 자기 아랫사람이라는 생각도 있어서인지
일단 깔보고 시작합니다.
그리고 사적으로 업무 후에 저녁 8시, 10시, 12시 경중을 따지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걸어서 칭얼댑니다.
업무적으로는 윗쪽 지시에 대한 압박감이 항상 있어서
일을 혼자 파악하라 방치시켜 놓고 왜 난 여기까지 아는데 넌 아직도 이것도 모르냐고 혼내고
일적으로 도움될 만한 일은 하지 않으면서
사적으론 어디 애정결핍이라도 있는지 만만한 아랫사람한테
자기 기분 풀고싶어서 이것저것 강요하며 무조건 말을 듣게 시킵니다.
그와중에 가스라이팅까지 해대니 환장할 노릇입니다.
책상과 장비를 받고 업무 파악을 진행한 지 2주차.
회사에 들어온지는 한 달이 지났을 무렵 일과 후에도 남아서
사람 불러다 갈구면서 자기 할 말만 하다가 할 말 있으면 해보라고 해서
"2주 동안 장비가 없다가 2주 만에 장비 받고 업무 투입을 시키셨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시키는건 생존본능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하셨지만
그냥 말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필요한 게 있냐고 물어봐서 업무와 관련된 업무프로세스 또는 업무설명과
거기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를 주요 테이블을 기준으로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것마저 바쁘다는 핑계로 해줄 수 없다고 하니
여기서 오래 일을 못 할 것 같다. 업무 환경이 힘들어서 최대한 버티겠지만
지금은 우선 1년 버티는 걸 목표로 다닐 생각이다."라고 말하니
그럴거면 나가라. 내일부터 다른 회사 알아본다 생각하고 이력서 쓰고 다녀라.
이 말을 끝으로 그 날 대화는 종료됐고 어제 날짜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왔습니다.
제가 오기 전에 3명이 힘들다고 나갔다고 하던데
절대 업무가 힘들어서 나간 게 아닐겁니다.
기존에 일 하던 2명이 아랫사람을 가르칠 실력도 안 되고
본인들이 쳐내던 일에만 익숙해지다보니
자기 밑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이랬어니 너도 이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예전 일하던 곳에서 8개월 차인 사람이 업무에 강박이 있어서
폴더를 바탕화면에 놓는 위치, 콘솔의 위치와 폰트 크기 등등
업무랑 관련 없는 것까지 자기가 하는 것과 무조건 똑같이 하도록
강요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딱 그 수준에서 아랫사람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정작 그 사람은 소켓통신이나 워커스레드, db 메모리 락킹 같은
기초 지식에는 소질이 없었습니다.
다른게 있다면 여기서 일하던 사람들은 몇 년 동안 듣고 경험한 게 있어서
아는 게 좀 더 있다는 것 뿐이지 행동하는건 예전에 봤던
8개월차가 하던 것과 하등 다르지 않았습니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터파크 티켓 구매를 처음 해봤습니다. (1) 2023.10.12 대기열 우회 + 개발자 도구 감지 우회 (0) 2023.10.12 포스팅 중간 기록 (0) 2023.09.29 티스토리를 만들었다. (0) 2022.01.09